자동차 강국 독일의 대명사, 1인 1 자전거

lady****
2021-06-04

독일의 대표 배달업체인 리퍼란도의 배달 자전거



ESSAY

자동차 강국 독일의 대명사, 1인 1 자전거 



 PUBLISHED   
 
2021. JUN   
AUTHOR  
강가희(@kaiwriter)





'1인 1자전거' 


독일이란 나라의 첫인상은 '자전거'였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가장 놀랐던 것 중(이외에도 나를 문화 충격에 빠트린 것은 너무나 많지만) 하나는 집집마다 빼곡히 자리한 자전거 주차장. 독일에는 자동차 없는 집은 있어도 자전거 없는 집은 없다더니 사실이었다. 마찬가지로 자동차 주차장이 없는 건물은 있어도 자전거 주차장이 없는 건물은 없다. 어딜가도 즐비한 '자전거'라는 사물은 마치 독일을 대표하는 어떤 대명사처럼 느껴졌다.


독일사람들은 매일 신고 나가는 신발처럼 늘 자전거와 동행한다. 워낙 자전거가 보편적이다보니 독일에서는 보행자도 자동차도 아닌  자전거가 갑 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사람들은 학교를 갈 때도, 출근을 할 때도, 친구를 만나러 갈 때도 그곳이 어디라도 자전거를 타고 간다. 각종 서비스도 예외는 아니어서 우편 배달은 기본이고, 


  환경미화원도 자전거, 


배달의 민족이 들으면 ‘이게 말이 돼?’ 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배달 역시 자전거가 한다. (물론 초스피드 서비스에 익숙한 독일에 사는 한국인은 배달을 기다리며  수 십번 '한 글자'를 쓴다.  '참을 인, 참을 인....') 

독일의 대표 배달업체인 리퍼란도의 배달 자전거


그랬다. 가히 이곳은 자전거에 의한, 자전거를 위한 나라다. 

최초의 자전거라는 형태 역시 독일의 기술자인 바론 칼 폰 드라이스가 개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1817년에 나온 ‘드라이지네’는 페달이 없는 것만 제외하면 근대적인 형태의 자전거와 거의 흡사하다. 문득 궁금해진다. 과연 그는 자신의 발명품이 이토록 자국민의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을까.

 



다들 자전거를 잘도 타서 가끔은 넋을 놓고 바라 볼 때도 있다. 슝슝 가볍게 달려가는 모습이 왠지 자연스럽고 멋스러워보인다. 여자들은 치마를 입고도 개의치 않고 패달을 씩씩하게 밟는다. 어떤 이는 손을 놓고 타는 것은 기본이고 거의 반은 누워서 자전거에 몸을 의지한 채 유유히 지나간다. 웬만한 자전거 선수 뺨치는 독일인의  라이딩 실력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받은 교육에 기인한다.



독일 아이들은 보통 두 살부터 위 사진 형태와 같은 '라우프라트(Laufrad)'를 탄다. 잔망 그 자체인 라우프라트는 직역하면 '뛰는 자전거' 라고 할 수 있는데 아이들은 자전거에 탄 채 두 발로 땅을 디디면서 하나, 둘, 하나, 둘 균형 감각을 익힌다. 네 다섯 살이 되면 혼자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고,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 '자전거 운전 면허증'에 응시할 수 있다. 일종의 자전거 조기 교육으로 구조와 명칭, 도로 법규, 수리법 등을 익히고 주행 연습도 한다.  물론 어릴 때 자전거를 한 번도 타본 적이 없는 이민자들을 위한 강좌도 있다고. 


"자전거 도로와 보행자 도로를 잘 구분하세요!'

이방인인 내가 독일이란 땅을 밟았을 때 주변 사람들로부터 가장 먼저 주의를 받은 것도 자전거 도로였다. 보통 자전거 도로에는 자전거 그림이 그려져 있거나 다른 색깔이 칠해져 있는데, 자칫 모르고 이 길을 걸어갔다가는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고, 때로는 "똑바로 다니세요!" 신경질적인 자전거 운전자의 고함을 들을 수도 있다.


 


이즈음 되면 궁금해진다. 대체 독일 사람들은 왜이렇게 자전거를 좋아할까?

 

기본적으로는 건강, 취미, 교통수단 등의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 독일이라는 땅은 자전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오르막이나 골목이 많은 한국과 달리 대부분이 평지다.  여담이지만 본의 아니게 한국에 살때는 전혀 의식하지 못했던 크고 작은 골목길, 꼬불꼬불 언덕길의 풍경이 그리워 질 때가 있다. 


다음으로 대중교통 요금이 비싸다. 주마다 약간씩 다르지만 내가 사는 도시의 경우 가장 저렴한 기본요금(단 4정거장)이 1.90유로이다. 거의 3천원에 가까운 액수이기에 비용 절감 차원에서도 자전거는 효율적인 교통수단이다.


마지막은 자전거를 타는 핵심 이유라고도 할 수 있는데, '환경'을 위해서다. 최근 BMW의 도시 뮌헨은 차로 폭을 줄이는 대신 보행자 통로와 자전거 도로를 넓히는 공사를 감행했다. 자전거 도로를 늘려 달라는 시민들의 요구를 시에서 받아들인 것이다. 뮌헨은 ‘라인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독일의 경제 발전을 견인했지만 이 과정에서 교통량이 증가했고 대기 오염이 심각해지면서 환경보호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전거 역시 그 정책의 일환이다. 물론 이렇게 독일의 자전거 정책이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 주도도 있지만, 뮌헨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시민의 적극적인 요구가 결정적 역할을 담당한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를 만드는 나라지만 일상에서는 무공해 교통 수단인 자전거를 선호하는 사람들. 일상에서 환경을 지키기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지구 온난화 및 각종 환경 오염을 앓고 있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어떤 청사진을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물론 한국은 지형적 특성상 독일처럼 자전거를 일상에서 타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끊임없이 페달을 밟아야 움직이는 자전거처럼 그들은 지구를 지키기 위해 바지런히 움직인다. 그 어떤 것의 도움도 없이 온전히 내 두 다리의 동력에 의해 나아가는 자전거의 정직한 원리는 독일인의 근성을 닮은 듯도 하다.

 


사실 이 모든 이유를 떠나서 가로수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길과 평평한 녹지대를 보노라면 누구라도 자연과 혼연일체가 되어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자전거에 몸을 실어보고 싶을 것이다.

 

부드러운 바람과 청신한 나무,

그 사이로 들어오는 찬란한 햇살은 자전거를 안 타고는 버티지 못할 거라고 말한다.


“오늘도 씽씽 달려봐, 그곳이 어디든.”






부드러운 바람과 청신한 나무,

그 사이로 들어오는 찬란한 햇살은 

자전거를 안 타고는 버티지 못할 거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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